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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없다…청년들과 호흡할 것

강석희(사진) 전 연방조달청 총괄 담당관이 2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남가주로 돌아왔다.     강 전 담당관은 자신을 임명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퇴임하면서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4년 어바인 시의회에 진출해 정치인으로 활동하다 2023년 1월 시작한 조달청 연방 공직을 마무리한 강 전 담당관은 “최선을 다한만큼 보람도 매우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인 1세로서 실무를 담당하는 연방 공직에서 리더로 일할 기회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 뿌듯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는 연방조달청에서 연방 소속 기관의 건물과 비품, 시설들을 관리 감독하는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가주, 애리조나, 네바다, 알래스카 등 서부 태평양 지역은 물론, 한국의 미국 외교 및 군사 시설 등도 관장했다.     2년 동안 어바인 집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약 70여 회 비행기를 타야 했다는 강 전 담당관은 실제로 2년 동안 5일의 휴가를 제외하고 매일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에 집중했다. 주어진 기회에 업무를 빈틈없이 해내야 한다는 조바심도 한몫을 했다.       그는 조달청에서 일하는 동안 공무원으로 소임을 다하며 묵묵히 일하는 많은 동료들을 통해 큰 배움도 얻었다고 전했다.     “정무직 정치 세계와는 달리 모든 비용은 1센트까지 꼼꼼히 챙기고, 연방 정부를 대표하기 때문에 행동거지에 매우 유의하는 30~40년 된 우수한 공직자들을 보면서 미국의 힘을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었어요.”     2년 동안 연방 공무원으로서 정치와 경기 현황에 대해 발언을 삼가온 그는 새 행정부 출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이익 보호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인정받아 당선된 인물이라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해당된 분야에서 한인들도 두각을 나타낸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올해 72세다. 은퇴 여부를 묻자 바로 손사래가 돌아온다.   “당장은 휴식을 좀 취하겠지만 커뮤니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선출직 도전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후진 양성이 더 적절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시민들과 연방정부를 위해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히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길 바랍니다.”     한편 강 전 담당관은 7년 전 연방하원에 출마하겠다며 LA를 찾은 앤디 김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과 만남을 떠올리며 “똑똑하고 성실한 청년으로 기억에 남았는데 큰 일을 해냈다”며 “다양한 지역에서 더 많은 젊은이들이 나서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강석희 민주당 정치인 연방조달청 총괄 트럼프 대통령

2025-01-21

트럼프, 남부국경 비상사태 선포…군대 주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불법 이민자 유입 문제를 불러온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모든 불법 입국자를 구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서류 없이 입국한 사람들의 심사 대기기간 중 미국내 체류를 불허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불법 이민자 차단책을 발표했다.   이민자들이 소송으로 합법적 지위를 얻을 때까지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멕시코에 머물도록 강제하는 ‘멕시코 잔류’ 정책을 재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며 우리는 수백만 명의 외국 범죄자들을 그들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발동해, 모든 외국 갱단과 범죄 네트워크를 제거하기 위해 연방과 법 집행 기관의 전폭적이고 막대한 권한을 사용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을 남쪽 국경에 배치하는 한편 남미 특정국 출신자 입국 정책을 폐지하고, 국제 카르텔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이민 정책을 대폭 개편할 전망이다.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는 준법 미국 시민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안식처와 보호를 제공했다”면서 “우리는 외국의 국경방어에는 무제한적으로 예산을 지원했으나 미국 국경과 미국민 보호는 거부했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지적하고 나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지대 보안을 위해 ‘군사 작전을 위한 전략 계획 수립 시 국경과 영토 보전을 우선시하도록’ 군에 지시할 계획이다. 군 병력을 재배치해 국경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비상사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2025-01-20

“미국 황금시대 지금부터 시작”

“미국의 황금시대, 바로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워싱턴 정계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만에 백악관에 돌아왔다.     20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중앙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된 가운데, 47대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6개 우선 의제를 선포했다. 이들 의제는 ▶인플레이션 종식 및 생활비 인하 ▶미국 노동자를 위한 감세 ▶국경 안전 강화 ▶‘힘을 통한 평화’ 복원 ▶에너지 패권 ▶미국의 도시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신뢰의 위기’, ‘불법 이민자 범죄’ 등 문제점을 열거한 뒤 “이제부터 미국의 쇠퇴는 끝났다. 더 이상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인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완전한 회복과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모든 불법 입국을 즉시 중단시키고, 수백만 명의 외국인 범죄자들을 돌려보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생활비와 물가를 빠른 속도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석유·가스 시추 등을 허용하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해 물가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또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무역 시스템 개편’ 계획을 공개했다. 모든 관세와 세금, 수입을 징수하는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설립해 외국에서 막대한 금액이 재무부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도 했으며, “중국이 운영하고 있는 파나마 운영권을 되찾아오겠다”고도 주장했다. 파나마 운하 환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영토 팽창주의적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1기에 이어 이번에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고,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종료와 함께 “전기차 의무화 철회를 통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화성에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을 보내 성조기를 꽂겠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혹한 때문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진행된 이날 취임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주요 인사,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참석했다. 윤지혜 기자미국 황금시대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국가 에너지

2025-01-20

트럼프 “24일 LA산불 현장 방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취임식 후 의사당에서 진행된 취임 연설에서 LA 산불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 그는 “(화재가) 몇 주 전부터 아무 방어 없이 진행됐다”며 “이대로 둘 수 없으며, 지금껏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지만 내가 상황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지지자들이 모인 ‘MAGA’ 집회에서 “금요일에 현장을 찾아 상황을 재건하도록 하겠다”며 “최고의 건설사들을 불러서라도 복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LA카운티 소방당국은 20일 샌타애나 강풍이 다시 불고 산불 위험이 커졌다며 주민들에게 각별한 대비를 당부했다. 국립기상대(NWS)에 따르면 해안 지역에는 시속 50마일이, 산악 지역에는 시속 60마일이 넘는 돌풍이 예상된다.   NWS는 산불 주의보를 20일부터 오늘(21일) 2시까지 발령했으며 목요일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리피스파크, LA 동물원, 오트리 박물관 등은 산불 위험으로 오늘까지 임시 폐쇄됐다.     산불 위험이 다시 한번 높아짐에 따라 LA소방국(LAFD)은 이용 가능한 모든 소방차를 출동 대기 상태로 전환하고 고위험 지역에 30대의 차량을 미리 배치했다고 밝혔다.   LAFD는 당일 교대가 끝난 소방대원 약 1000명을 계속 근무시켜 추가 인력을 확보하는 등 추가 산불이 발생할 경우 조기 진화를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1월 7일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 때 LAFD의 대처가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후 선제적 대응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희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la산불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la산불 현장

2025-01-20

새 행정부에 거는 한인들 바람 “경기 다시 살리고, LA 재난 복구 지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한인사회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포함한 다양한 비전 제시에 기대감이 역력하다. 그동안 느슨하게 집행되면서 부작용이 있어왔던 이민과 국경 정책, 갈길이 먼 한미 동맹, 팬데믹 이후 침체된 경기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력이 솟아날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한인 정치인들은 일제히 희망과 기대에 찼다.       취임식을 지켜본 영 김 연방하원의원(40지구)은 “대통령의 성공은 바로 나라의 성공”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제 미국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석호 가주 상원의원(37지구)은 “불법 이민으로 인한 범죄로 미국이 와해될 지경에 이르렀고 지하 자원 개발에 대한 과잉 규제, 부정 투표 의혹을 높이는 단속 결핍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해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로버트 안 LA한인회장은 “남가주에 닥친 큰 재난 상황은 분명히 정파를 떠나 국가적인 문제”라며 “주정부, 시정부, 특정 정치인들이 정치 이슈로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참 보기 민망하다. 백악관이 가장 모범적으로 조건없이 지원을 펴달라”고 주문했다.     정동완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도 “현재 현실 경제는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백악관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럴수록 당파를 떠나 실용적인 인물들을 책임자로 배치하는 것이 그 열쇠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다만 과도한 불체자 단속으로 소수계 사회가 위축되거나 미국 중심의 패권 강화로 인한 국제사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올림픽길에서 식당 개업을 준비 중인 김영헌(57)씨는 “남미인들은 피부로 느껴지는 이민 정책에 매우 민감한데 한인 업주들 사이에서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불체자 단속을 하더라도 세금을 내며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는 구제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리 한(33·토런스)씨는 “주변에 추방 유예 상황인 DACA 신분 청년들을 알고 있는데 이들에게도 조속히 시민권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커뮤니티가 더 안정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은퇴한 김연수(71· LA)씨는 “중동과 한반도 정책에서도 포용적인 접근을 기대해 본다”며 “미국 이익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제 사회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역 전쟁에는 신중을 기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일 취임식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중으로 대대적인 행정명령을 통해 선거 공약 실천에 나선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트럼프 행정부 트럼프 대통령 la한인회장 정동완

2025-01-20

YMCA 노래 함께 부르며 ‘USA’ 연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전날인 19일 워싱턴 D.C.의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집회를 열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보다 3시간 전인 12시부터 대기줄은 네 블록 이상 이어졌다. 눈과 비가 내린 추운 날씨에도 지지자들의 모습은 밝았다. 트럼프의 얼굴과 MAGA 등이 적힌 티셔츠와 모자, 털모자, 깃발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여러 곳에서 보였고 트럼프 집회에 단골로 나오는 ‘YMCA’ 노래를 튼 지프차와 인력거 등이 행사장 인근을 돌아다녔다.     줄을 선 시민들은 ‘USA’, ‘싸우자(Fight)’ 등의 구호를 외쳤고 YMCA 노래를 함께 부르는 사람들도 보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회에서 이 노래에 맞춰 그의 상징처럼 된 엉거주춤한 춤을 췄고 지지자들도 그의 춤을 따라서 췄다. 조지아주에서 왔다는 신디아 브라운은 “취임식엔 밤을 새워서라도 연설을 직접 듣고 싶다”며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내일 해가 질 때쯤 되면 미국을 향한 모든 침략 행위가 멈출 것”이라고 지지자들 앞에서 밝혔다. 이어 “내일 정오가 되면 미국의 4년간의 쇠락이 멈추고 미국의 힘과 번영, 자존심이 새롭게 발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움직임”이라며 “내일부터 미국이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을 한 것은 2021년 1월 6일 의회 난동 사태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태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거나 기소된 사람들 1500명 이상을 사면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들을 ‘인질’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취임하는 즉시 “바이든 행정부에서 발동한 급진적이고 멍청한 행정명령을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실패하고 부패한 워싱턴의 정계 기득권을 끝장낼 것”이라고도 했다.  김영남 기자노래 연호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집회 도널드 트럼프

2025-01-20

트럼프 47대 대통령 취임 “미국 황금시대 지금부터 시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워싱턴 D.C. 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트럼프 2기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분간 이어진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우리 나라는 다시 번영하고 전 세계에서 존경을 받을 것”이란 말로 운을 뗐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언제나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자랑스럽고, 번영하며 자유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하고 강하고 훨씬 더 특별해질 것”이라며 “미국의 황금시대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신뢰의 위기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층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 ▶불법 이민자 범죄 ▶부실한 재난 대처 시스템 등 미국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지금부터 미국의 쇠퇴는 끝날 것”이라며 “미국 시민들에게 2025년 1월 20일은 해방의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역사적인 행정명령을 연이어 발표할 것이고, 이를 통해 미국의 완전한 회복과 상식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며 ‘아메리카 퍼스트’를 근간으로 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고 수백만 명의 외국인 범죄자들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물리치고 생활비와 물가를 빠른 속도로 낮추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위기는 막대한 지출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진단한 뒤 “그래서 저는 오늘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 부유한 국가가 될 것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우리 발밑에 있는 액체 황금(석유)”이라며 석유 시추 확대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시스템 개편’ 계획을 공개하며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관세와 세금, 수입을 징수하는 ‘대외세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설립 중”이라며 “외국에서 엄청난 액수의 돈이 우리 재무부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치의 회복’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이 보장하는 법치주의에 따라 공정하고 평등한 정의를 회복할 것이며 법과 질서를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했다. “오늘부로 미국의 공식 정책상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힘을 통한 평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 한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군인들이 근무 중 급진적 정치 이론과 사회 실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군내 이른바 ‘워크(Woke, 깨어 있다는 뜻) 문화’ 등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는 분위기를 타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조만간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했고, 최근 보유권 반환을 압박해 온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서는 “미 해군 등 선박은 과도한 요금을 부과받고 있고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이 아니라 파나마에 넘겨준 것(운하 운영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다시 한번 부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을 향해 나아가고 성장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로툰다에서 취임 연설을 듣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환한 얼굴로 ‘엄지 척’을 했다.   이날 취임식은 추운 날씨 때문에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진행됐다. 취임식장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주요 인사,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전직 정·부통령 부부, 그리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포함한 빅테크 CEO 등 내외빈 600여 명이 초대됐다.     이날 취임식을 찾은 인파는 크게 두 곳으로 모여들었다. 취임식을 실내에서 생중계로 지켜보기 위한 인파들은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로 향했다.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줄이 길게 이어졌다.     또 다른 인파는 원래 행사가 열릴 계획이었던 의사당 쪽으로 향했다. 워싱턴 D.C.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 남쪽 방향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공항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은 계속 ‘USA’를 외쳤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 등 평화로운 축제 분위기였다. 취임을 축하하는 대포가 발사될 때 의사당 앞 시민들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올랐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시민들은 털모자와 부츠 등을 착용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행사장에 나왔다.     어린 아들과 함께 의사당 앞을 찾은 제이슨은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상식적인 사회로 바꿔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경을 걸어 잠그고 물가를 안정시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성전환자가 여성 스포츠에서 활동하는 것은 꼭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취임식 현장에는 한인들도 여럿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연방공무원은 “트럼프가 렌트값과 물가를 안정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이 공무원 감축을 발표한 것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효율을 늘리라는 경고성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방부에서 일한다는 또 다른 한인은 “경제가 회복돼 연봉이 올랐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바람을 털어놨다. 그는 “같은 일을 하는 정부 계약 회사 직원들과 비교했을 때 일반 공무원들이 버는 돈은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다 탈북한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취임식을 볼 때마다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4년에 한 번씩 정권을 이양하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며 새로운 정책을 펴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모습이 신기하고 새롭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에서는 매번 똑같은 지도자의 신년사, 아무런 성과도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업적을 선전하는 이야기만 듣는다”고 했다. 아울러 “정파적 갈등이 있지만 대통령 취임식 당일 만큼은 여야가 모두 축하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취임식을 지켜본 한 한인은 “미국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의회와 캐피털 원 아레나 인근의 식당과 커피숍 등은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차량이 통제돼 우버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타지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도보로 30분 정도를 벗어난 곳의 식당도 만석이었다. 대부분은 ‘미국을 더 위대하게(MAGA)’, ‘트럼프’, 성조기 등이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다. 워싱턴 북서쪽에 위치한 한 식당의 손님들은 TV로 트럼프의 취임식 이후 이어진 행사들을 지켜보며 트럼프가 발언을 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TV 스크린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날 때를 맞춰 이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영남 기자미국 황금시대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 취임식 트럼프 행정부

2025-01-20

세금 부담 줄지만 수입품 가격 오를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경제 전반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가 선거 기간 동안 내세웠던 공약들이 실현될 경우, 세금, 암호화폐, 모기지 등 소비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분야별 전망을 정리했다.   ▶세금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 도입된 소득세율 인하와 표준공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세법(TCJA)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상속세 면제 한도는 현행 1361만 달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팁, 초과근무수당, 소셜 연금 등에 대한 과세 폐지,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가족 간병인 세액공제 등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많은 아이디어가 실현될 경우, 납세자들은 상당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제임스 차 공인회계사(CPA)는 “재정적자를 확대하지 않기 위해 감세를 한 만큼 다른 곳에서 세수를 충당하려 할 것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세법 전체에 대대적인 ‘손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정책의 시행 시점은 2026년 이후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감세안이 의회를 통과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적어도 올해 여름 이후에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보편 관세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정책이다.   보편 관세는 수입에 의존하는 식료품, 소비재 등의 가격 상승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전미소매협회(NFR)는 의류, 장난감, 가구, 가전, 신발, 여행용품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관세가 시행 되도 물가상승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 경영대 교수는 “관세 상승분이 그대로 물가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조사나 수입사들이 상승한 비용을 흡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모기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은 단기적으로 모기지 금리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손 교수는 “모기지는 10년물 국채와 가장 큰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현재 국채 금리가 높은 것은 물가상승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시행되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단기적으로는 모기지가 안정세로 들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보도에서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주택금융공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모기지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민영화로 인해 정부 보증이 줄어들 경우, 모기지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민영화 이후 정부의 대출 책임이 약화하면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이 높아지고, 이는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규제와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 등 주요 쟁점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업계는 규제가 완화될 경우 투자자 참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자금 대출   바이든 행정부에서 도입된 학자금 대출 탕감 및 구제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축소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프로그램은 법적 분쟁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원희 기자수입품 세금 트럼프 대통령 세금 암호화폐 도널드 트럼프

2025-01-20

[르포: 트럼프 취임식 현장] 혹한에도 인파 북적…“미국을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D.C.는 들떠 있었다.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 온 축하객들로 도시 전체가 북적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 묘역 헌화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동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차이나타운 인근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는 열린 ‘미국을 더 위대하게(MAGA)’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춥고 궂은 날씨에도 ‘MAGA’ 행사장은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정오 무렵 대기 줄은 벌써 네 블록 이상 이어졌다. 긴 대기 줄 곳곳에서는 트럼프 집회에 항상 등장하는 ‘YMCA’ 노래가 흘러나왔다.     워싱턴D.C.의 북쪽 지역에서 행사가 열리는 캐피털 원 아레나와 의회, 백악관으로 향하는 남쪽은 군 장갑차와 경찰차로 통제됐다. 또 인근 지하철역 등도 인파로 인해 폐쇄됐다. 역 앞에서 질서 유지를 담당하던 한 경관은 “지금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은 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장 인근 사방 10블록의 길모퉁이마다 ‘MAGA’가 적힌 모자, 티셔츠 등을 파는 판매대가 들어섰다. 기존의 MAGA 문구에 추가로 취임식, ‘내가 돌아왔다’ 등의 문구가 적힌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때도 매대를 열었었다는 제니퍼는 “지난번의 경우에는 (취임식이 열리는) 의회 앞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 됐지만 이번에는 행사가 여러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추운 날씨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석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올해 취임식은 눈을 동반한 혹한으로 인해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으로 의사당 내에서 진행된다. 취임식에 초청된 사람들은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영상으로 선서 장면을 지켜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서 이후 이 경기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게 된다. 다만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10만 명 이상 모여들 것으로 전망돼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취임식 행사를 위해 오하이오주에서 왔다는 제니퍼는 “트럼프가 당선돼 기쁘다”며 “경제가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취임식 행사가 실내에서 진행돼 선서하는 장면을 직접 보지 못해 실망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캐피털 원 아레나 스크린으로 이를 지켜볼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 운동장을 방문한다고 하니 상관없다고 말했다.     국방부에서 근무한다는 대니는 “불법 이민자 중 범죄자를 추방한다는 상식적인 정책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취임식 주간 워싱턴에 모여든 대다수의 사람은 트럼프 지지자였다. 공무원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주말에는 유령 도시처럼 변하는 워싱턴D.C.에 오랜만에 식당과 술집 등이 성황을 이뤘다. MAGA 행사장 인근에 있는 한 호텔 내 식당은 오후 3시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식당의 매니저는 “평소 주말과 비교하면 손님이 훨씬 많다”고 했다.     반면 거주자 가운데는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도 많았다. 워싱턴D.C.는 2024년 대통령 선거 당시 카멀라 해리스가 92.5%의 득표율을 기록한 곳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방공무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잘못한 것도 많지만 어떻게 트럼프를 다시 뽑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국가가 완전히 분열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엘살바도르 출신 우버 운전사 플로르는 “누구든 렌트비를 안정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튀르키에 이스탄불 출신의 이민자 메멧은 “트럼프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처럼 불안정한 사람”이라며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 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DC=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취임식 트럼프 취임식 취임식 행사 트럼프 대통령

2025-01-19

트럼프, 반이민정책 윤곽 나왔다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했던 불법 이민자 신속추방 정책, ‘타이틀42’(Title42)가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정치매체 악시오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밤 연방상원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취임 직후 내놓을 100개의 행정명령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1일차부터 국경과 이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행정명령을 사용할 것인지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여러 이민 정책 중에서도 ‘타이틀42’, 즉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들을 법적 절차 없이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되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타이틀42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이던 2020년, 코로나19 확산 방지 명목으로 만든 규정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건법 조항을 근거로 국경을 무단으로 넘은 입국자를 별도 심사 없이 즉각 추방하도록 했다.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였지만, 반이민 이슈로 보수 진영을 결집하려 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 정책을 통해 육로를 통해 국경을 넘은 250만명 이상이 즉각 추방된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정부가 2023년 11월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하면서 타이틀42도 자동 종료됐는데, 이후 텍사스주 등 남부 국경에는 망명신청자가 대거 몰려들었다. 망명신청자 급증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를 탓해 온 트럼프 당선인이 물리적으로 망명신청자를 줄일 ‘타이틀42’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종료된 상황에서 어떻게 타이틀42를 되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주정부 등 로컬정부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이민단속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로컬 사법기관에 이민단속 권한·임무를 부여하는 287(g) 프로그램을 재시행하는 방안인데,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카운티 셰리프 등도 ICE 대신 불법체류자를 단속할 수 있다.   이외에 육로 불법 이민을 엄격하게 차단하기 위해 국경장벽을 건설하는 계획도 재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마크 웨이멀린(공화·오클라호마) 연방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이 100개의 행정명령 계획을 공유하고, 내각 인준 절차가 진행될 때까지 결집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확인했다. 김은별 기자반이민정책 트럼프 트럼프 당선인 불법 이민자들 트럼프 대통령

2025-01-09

[이슈 진단]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Crippled America: How to Make America Great Again)(2015년)”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했다. 미국의 군사력을 크게 늘려 아무도 감히 덤비지 못하게 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의 이러한 군사전략은 군함 건조 계획에 반영되어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 275척으로 줄었던 미국 해군 함정 숫자는 트럼프 1기에 296척으로 증가했다. 1기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을 최소 350척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하면서 이 계획을 완수하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2월 국가부주석 신분으로 미국 방문했을 때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태평양을 미국과 중국이 반반 나누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3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 두 나라가 살기에 충분히 넓다”고 말했다. 중국이 지구적 차원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취지다. 태평양에 국한하지 않고 중동과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까지 전 지구 차원에서 중국의 국익을 무시하지 말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이 군함 1척을 건조할 때 3척을 건조하는 빠른 속도로 해군력을 키우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30년까지 중국은 미국보다 131척 더 많은 군함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패권국의 힘은 해군력에서 나온다. 1월20일 취임하는 트럼프는 미국의 힘을 투사할 수 있는 해군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실행할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후인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세계적 건조 군함과 선박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 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다른 산업 부문을 제쳐놓고 조선업을 특정한 건 미국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미·중 간 대결의 무대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력에 미국이 밀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6월 공개한 ‘초국가적 위협 프로젝트’ 보고서에서 중국이 운영하는 전함이 234척으로 미 해군의 219척(군수·지원 함정은 제외한 숫자)보다 많다고 평가했다. 그리고는 “일본, 한국 같은 동맹이 중국의 수적 우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 미 해군력이 수적으로 중국에 열세에 놓이면서 한·미가 해양·조선 분야에 협력 공간을 넓힐 명분은 마련된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이 미국 군함 건조와 수리에 협력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회로 평가된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업은 CNN조차 세계 최고로 인정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을 건조하며 그 역량을 입증했다. 미국의 요청에 부응해 군함 건조와 수리를 맡는다면, 한미 동맹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국의 혼란은 이 역사적 기회를 위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고, 탄핵당해 직무가 정지됐다. 대행 조차 탄핵당해 대행의 대행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과의 협력을 논의할 통로를 차단하고 있다.   정국 안정 없이는 한미동맹의 발전은 물론이고, 한국이 미국과의 협력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외교적 기회도 사라질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이무영 / 뉴스룸 에디터·국장이슈 진단 트럼프 대통령 세계적 건조 군함 건조

2025-01-05

'반이민' 트럼프 2기 입국심사 까다로워진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 강력한 반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예고하면서 비이민비자 발급 및 입국심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식 첫날 서류미비자 단속강화 및 추방 등 반이민 정책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민단체 및 변호사들은 서류미비자 외에도 유학생 및 관광객 대상 비이민비자 발급 및 입국심사, 무비자 방문객 입국심사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가 친이민 성향의 완화된 이민정책을 시행한 것과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반이민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나단 박 변호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민기관 및 담당자에게 친이민 성향의 ‘재량권’을 인정했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런 재량권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자발급과 입국심사 등 이민관련 업무에서 담당자의 재량권 인정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반이민)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대사관 비자 인터뷰, 이민신분 변경, 입국심사, 영주권 신청 과정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관광비자와 유학생 등 비이민비자 소지자는 취득 비자의 취지에 맞게 미국에 입국하거나 거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반면 취업비자(H1B)와 투자비자(E2) 소지자는 미국 정부가 인정한 고학력자 및 투자자로서 재입국 등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6일 CNN뉴스는 미국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에게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전에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대학 측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처럼 외국인 대상 입국 제한 또는 금지 조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N뉴스는 대학별로 많게는 3만 명 가까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한 상황에서 대학가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앞두고 ‘두려움의 시간(It’s a scary time)‘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해 1기 때처럼 반이민 정책을 시행할 경우 110만 명(2023~2024학년도)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 비자 연장 및 재입국 등에 악영향이 우려돼서다.     실제 코넬대 글로벌 러닝 사무국은 지난 11월 26일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미국) 입국 금지령은 취임식 직후 발효될 가능성이 크다”며 1월 21일 봄 학기 수업 시작 전에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권고했다.     사무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입국금지 국가는 키르기스스탄, 나이지리아, 미얀마, 수단, 탄자니아, 이란, 리비아, 북한,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 소말리아 등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코넬대는 외국인 유학생이 비이민비자 소지자로서 미국에 입국할 때 관련 서류(I-20, 재정증명, 재학 확인서 등)를 잘 소지해야 입국심사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하버드, 예일, 미시간, USC, 매사추세츠 애머스트 캠퍼스, 매사추세츠 공대(MIT), 펜실베니아대, 웨슬리언대 등 많은 대학이 비슷한 권고를 내렸다.   연방 국무부 교육·문화국과 국제교육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외국인 유학생은 인도 33만1602명, 중국 27만7398명, 한국 4만3149명 순으로 나타났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입국심사 반이민 입국심사 무비자 입국심사 영주권 트럼프 대통령

2024-12-26

“푸드스탬프로 소다 구매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후 푸드스탬프(SNAP)로 소다 구매가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SNAP 혜택을 사용해 구매할 수 있는 품목 목록에서 소다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제외되는 소다 품목에는 코카콜라, 펩시, 마운틴듀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정책은 저소득 가정의 설탕 소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저소득층일수록 정크푸드나 가당음료, 탄산음료 소비 비율이 높고, 이로 인해 미국의 비만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저소득층이 푸드스탬프로 이와 같은 음식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정책이 예고되자, 소다 제조업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음료협회는 성명을 내고 “SNAP 혜택을 제한하는 것으로는 미국을 건강하게 만들 수 없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인연이 있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카콜라가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1월 20일 취임식에 대규모 자금을 기부해 로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푸드스탬프 소다 소다 구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

2024-12-26

[부동산 이야기] 트럼프 시대 부동산 시장

주택 가격 상승과 임대료 급등으로 인해 많은 주민이 주거 비용 부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상되는 정책들에 대해 알아보자.     ▶감세 정책과 부동산 투자 활성화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동안 대규모 감세와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한 바 있다. 재선 이후에도 이러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감세 정책은 기업과 개인의 세금 부담을 줄여 부동산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인프라 투자와 지역 부동산 가치 상승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전국의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자 한다. 이는 프로젝트가 시행되는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새로운 인프라 구축은 접근성을 향상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통해 주택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주요 도심 인근 및 교외 지역에서 이러한 상승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정책과 모기지 금리 상승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연방준비제도 (Fed)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 구매자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주택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민 정책과 건설 인력 감소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규제 강화는 건설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 등으로 인해 건설 인력이 감소하면 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이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설 인력 부족은 건축 비용 증가와 프로젝트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 제한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영향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 특정 국가와의 긴장감이 고조되면 외국인 투자 제한이 강화되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자본 유입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부동산 자산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와 국내 부동산 시장의 연관성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글로벌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리 정책, 환율 변동, 글로벌 경제 심리 변화 등은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를 주목해야 한다.     ▶에너지 정책과 부동산 시장의 상관관계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공급 확대 정책은 에너지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지만, 친환경 에너지 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배터리 공장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관련 건설 프로젝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건설업계에도 영향이 갈 것이다. 에너지 가격 변동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관련 업계는 정책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이민 규제 강화, 외국인 투자 제한 등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자와 관련 업계는 이러한 정책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의: (714)349-0505  제니스 박 / 콜드웰뱅커 베스트부동산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트럼프 부동산 시장 부동산 투자 트럼프 대통령

2024-12-11

"노태우, 6.29 직전 미대사관 피신 검토했다"

제2기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 걱정과 우려가 더 커 보인다. 민감한 안보와 무역 정책에서 적잖은 변화가 예고돼 있어서다.   그렇다고 한미 관계가 곧 결딴이라도 날 듯 비관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도 한미 관계가 늘 순탄했던 건 아니다. 신뢰보다 의심이, 존중보다 압박이 앞설 때도 있었다.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적지는 같지만, 그로 향하는 길은 말끔한 신작로가 아닌 울퉁불퉁한 돌길이었다. 그래도 한미 동맹은 이어졌고, 이게 한국의 번영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한미 관계의 역정을 되돌아보면 자연스레 미래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워싱턴DC의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발간한 『한미의 외교적 기로(U.S.-Korean Diplomatic Crossroads)』가 그에 안성맞춤이다.     2009년 출간된 『대사들의 회고록: 대사들 눈으로 본 한미관계』를 대폭 개정 증보한 책이다. 양국 대사 9명씩 모두 18명이 외교 일선에서의 경험을 번갈아 기록하는 식으로 편집됐다. 그 외 대사들의 활동상은 파이낸셜타임스 서울 지국장을 지낸 존 버튼 등이 정리했다.     남에게 듣거나 물어서 쓴 게 아니라 양국 대사들이 각자의 경험담을 일인칭 시점에서 기술했다. 그런 면에서 568쪽에 달하는 이 영문판은 사료적 가치가 크다. 한국 현대사의 중대 전환점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도 많다. 워싱턴포스트 돈 오버도퍼의 베스트셀러 『두 개의 한국』 못지 않은 생동감과 현장감을 전해준다.     1948년 이승만•트루먼 대통령부터 문재인•트럼프 대통령까지 약 70년의 외교사 가운데 관심 있는 이슈만 찾아볼 수도 있지만, 시간 순서대로 읽는 게 큰 흐름을 따라가기 좋다. 박정희•전두환 시절 민주화를 종용했던 미국의 역할,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에 대한 지원, 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의 대응, 반미감정의 분출과 외교 갈등,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접촉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와 안보 사이의 고민   1986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존 케리 의원이 주한 대사로 지명된 제임스 릴리에게 물었다. “안보와 민주주의 가운데 무엇을 우선시하는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투박한 질문에 릴리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남한에 민주주의가 도래하는 데 전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먼저 북측과의 안보를 안정시키고, 한국에겐 미국이 지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화 이전 주한 미국대사들은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안보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취할지 고민해야 했다. 민주화를 유도하기 위해 강하게 압박하거나, 반대로 독재를 묵인하다 각각 역효과를 낸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핵 개발 시도, 북한의 도발, 한국인들의 반미 감정…     박정희•전두환 시절의 필립 하비브(1971~74), 러처드 스나이더(1974~78), 윌리엄 글라이스틴(1978~81), 리처드 워커(1981~86), 제임스 릴리(1986~89) 대사가 등장하는 제2~6장엔 그런 고충과 좌절의 사례들이 상세히 나온다.     물론 미국이 군부독재를 묵인했다고 보는 한국인들이 아직도 많다. 좌파는 그런 음모론을 기정사실로 믿는다. 하지만 전두환 정권 말기 6.29 선언이 나오는 데 미국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당시 전두환은 제2의 광주사태를 불사하고라도 민주화 항쟁을 진압할 태세였다. 책에는 이를 막기 위한 릴리 대사(1986~89)의 활동이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릴리는 민주화를 점잖게 권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전두환을 찾아갔다. 1987년 6월 19일이었다. 친서를 전두환에게 직접 쥐어주면서 ‘계엄령 선포와 무력진압은 한미 관계를 훼손시킬 것’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못박아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김경원 주미대사(1985~88)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김경원은 주미대사에 앞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서 전두환을 보좌한 경험이 있었다. 통상적인 외교채널로 청와대에 친서만 보내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김경원의 노련하고도 직관적인 판단을 릴리는 높이 평가했다.     배석한 최광수 외무장관(1986~88)이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릴리에게 “잘 될 것 같다”고 귀뜸해줬다. 그 뒤 전두환은 계엄령 카드를 접었고, 민주화를 향한 수레바퀴가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 뉴스가 전해지자 미국 대사관의 한국인 여비서는 감격한 나머지 관저 복도에서 릴리를 부둥켜안고 “(제2의 광주사태를)막아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한다.     “노태우, 6.29 직전 미대사관 피신 검토”   그 뒤에도 6.29 선언이 나오기까지 하루하루 긴박한 상황은 계속됐다. 혼란한 시국 속에서 전두환 눈 밖에 났다고 벌벌 떨던 노태우가 심지어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을 검토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릴리가 6월 25일 비공개로 노태우와 만난 뒤 그의 측근에게서 들었다며 공개한 내용이다. “다른 이들은 이를 부인한다”고도 덧붙였다. 릴리는 노태우의 피신 계획을 직접 확인하진 못했으나 ‘노태우 입지가 불안해지는 것 같다’고 본국에 타전했다.     6.29 선언은 본질적으로 한국 국민의 민주화 요구에 따른 것이지만, 실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힘이 작용했다. 릴리를 통한 미국의 개입도 그 중 하나였다. 릴리는 1988년 12월 사임을 앞둔 조지 슐츠 국무장관에게서 받은 작별 전문의 일부를 소개했다.   “대사가 특정한 날에 특정한 행동을 통해 역사적 기여를 한다는 건 매우 드문데, 바로 당신이 그 일을 해냈소.(중략) 1987년 계엄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비극적 전망 속에서 한국 대통령을 상대로 직접 나선 당신의 행동은 칼을 거둬야겠다는 그의 결심을 이끌어내는 데 의심의 여지 없이 심대한 기여를 했소.”   릴리에 이어 한국에 부임한 도널드 그레그(1989-93)는 노태우의 북방정책을 전폭 지원했다. 중앙정보국(CIA) 경력으로 쌓은 인맥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친분은 한국의 북방외교에 큰 힘이 됐다. 부시는 199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와 고르바초프의 만남을 주선했고, 이게 이듬해 한국의 러시아 승인으로 이어졌다는 게 그레그의 설명이다. 또 1992년 중국의 한국 승인 역시 부시가 중국을 강하게 설득해 이뤄졌다고 한다.   이 같은 긴밀한 한미 공조엔 노태우와 부시의 친분이 크게 작용했는데, 이는 두 대통령의 테니스 외교에서도 잘 나타난다. 1991년 7월 미국을 방문한 노태우가 부시와 테니스를 치는 일정이 잡히자 게임 방식을 놓고 외교협의가 진행됐다. 이때 그레그는 두 대통령을 한 팀으로, 양국 대사를 또 한 팀으로 묶어 복식 경기를 하기로 현홍주 주미대사(1991~93)와 합의했다. 대통령끼리 맞상대하면, 누가 이기든 어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게임은 두 대사가 눈에 띄지 않게 져주는 식으로 마무리됐다. 이를 본 댄 퀘일 부통령이 “두 대사가 경력관리를 잘하는군”이라고 농담했다. 현홍주의 회고도 그레그와 일치한다.     대북 정책을 둘러싼 미묘한 엇박자   북한을 대하는 한미의 입장엔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있다. 특히 북핵에 대해 그렇다. 현홍주와 제임스 레이니 대사(1993~97)에 따르면 미국은 핵 비확산 체제라는 글로벌한 틀에서 다루는 데 비해, 한국은 남북 간의 안보 이슈로 간주한다. 이게 북핵에 대한 한미 간 접근방식의 차이를 초래하고, 때론 오해와 갈등의 씨앗이 되곤 했다.   이에 더해 그레그는 미국 정부의 실책을 지적한다. 그는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로 시작될 것 같았던 화해 무드가 깨진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봤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는 합동 군사훈련 ‘팀 스피릿’을 1992년엔 하지 않기로 했는데, 미 국방부가 이를 깼다는 것이다. 1992년 가을 팀 스피릿 재개 발표는 “딕 체니 국방장관이 국무부나 나와 상의 없이 결정했다”는 게 그레그의 회고다.     그레그는 이를 “대사 재임 중 미국 정부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다”고 썼다. 나아가 “이후 체니는 부통령이 돼서도 북한과의 화해 무드를 막는 여러 파괴적 행동을 했으며, 이것(팀 스피릿 재개)은 시작에 불과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대사 출신 답지 않게 실명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그의 말대로 이후 남북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고, 1993년 북한은 핵비확산조약을 탈퇴했다.  그는 “남북이 화해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전쟁 위기를 벗어나려는 노력   북한의 핵개발로 긴장이 고조됐던 1994년 3월. 북측 대표가 남북실무접촉 회의에서 “서울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무렵 한반도는 1953년 휴전 이후 약 40년 만에 전쟁 위기에 가장 가까워졌다.   이를 반영하듯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글의 제목을 ‘위기를 가라앉히며(Defusing a Crisis)’로 정했다. 남북 및 북미 대화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미국 강경파들은 북한 핵 시설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이니는 이에 대해 “나뿐 아니라 군 참모들도 어처구니 없는 말이라고 봤다”고 했다.   그는 북한 핵 개발의 계기를 남북 격차와 북한군의 전력 약화에서 찾았다. 재래식 전면전으론 승산이 없어진 북한에게 안전보장을 위한 유일한 길이 핵무장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핵 무장은 자존심의 원천이라는 표현도 썼다.     북핵을 정당화시켜주는 논리로 보일 수 있지만,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30년 전 레이니는 북한이 외부 압력에 굴해 핵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어차피 그게 현실이 됐다.   레이니는 당시 한미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었다고 지적한다. 김영삼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자극할만한 행동도, 한국을 제치고 미국이 북한과 직거래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의 시각에서 한국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춰졌다.   이후의 국면전환은 잘 알려진 대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김일성의 회담으로 이뤄진다. 레이니는 “빌 클린턴 대통령은 그리 반기지 않았으나 결국 승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994년 6월 평양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과 만나 북핵 동결, 핵확산방지조약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동결 감시, 북한 경수로 건설 등에 합의했다.     위기를 넘긴 것까진 좋았으나, 현직 대통령 클린턴이 주연에서 밀려난 게 문제였다. 레이니는 “카터 개인이 너무 앞서 간다는 시각이 있었다”며 “백악관은 카터에게 워싱턴이 아닌 조지아의 고향집으로 가길 바랬다”고 회고했다. 이에 발끈한 카터는 앨 고어 부통령과 언성을 높인 뒤, 워싱턴으로 향해 당국자들에게 방북 결과를 브리핑했으나 무시당했다고 한다.       미국대사들의 상이한 대북 인식   한국에서 근무했던 미국대사들이 북한을 보는 시각은 의외로 편차가 크다. 북한을 이해해주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대하자는 이까지 스펙트럼이 제법 넓다.     그레그는 광주 시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인의 한(恨)에 대한 인식을 지니게 됐고, 평양 방문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광주나 평양 사람들 모두 별난 광신도들이 아니라 정상적인 한국인이었고, 내가 그들을 존중하는 이상 그들도 내 인간성에 반응할 것이라고 봤다. 또 레이니는 북한을 자존심 강한 국가라고 설명한다. 국가적 자존심은 김일성으로 인격화돼 있기에, 그에 대한 모독이나 위협은 한반도에 재앙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이해했다.     이에 비해 군 출신인 해리 해리스 대사(2018~21)는 군사적 억지력이 있어야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외교는 상대의 선의나 우리의 희망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특히 북한을 상대할 땐 더 그렇다는 입장이다.     굳이 누구 의견이 맞냐고 따질 이유는 없다. 각자 재임 시절의 상황 속에서 북한을 나름 합리적으로 분석한 결과 내린 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레그와 레이니가 상대했던 과거의 북한은 이해해줘야 할 존재였을 수 있지만, 해리스가 본 최근의 북한은 힘을 바탕으로 상대해야 할 김씨 3대 세습왕조가 된 것 아닐까. 그레그•레이니처럼 북한에 포용적인 대사들은 보수정부(노태우•김영삼) 시절에, 반대로 해리스 같은 보수파는 좌파 정부(문재인) 때 부임했다는 게 역설적일 따름이다.     특히 해리스는 재임 기간 내내 서울의 진보 대통령과 워싱턴의 보수 대통령(트럼프) 사이에 끼여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북 제재 강화를 주장했고, 한국이 추진하던 남북대화에 신중론을 제시했으며, 한미 군사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런 이유에서 한국 정부가 자신을 불만스럽게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해리스는 글 말미에 북한과의 화해를 북한 비핵화나 한미동맹보다 우선시하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썼다. 표현은 “알게 됐다”에 그쳤지만, ‘그건 허황된 생각’이라는 뜻이 행간에 넘친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솔직히 털어놨다. 좌파단체들이 그를 일본계라고 공격하고 ‘해리스 참수’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데도 경찰이 강력 대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 대사에 대한 인종차별적 조롱을 끝내라고 강력히 요구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유일한’을 이탤릭체로 강조했다.   자신의 콧수염을 놓고 일제 총독이 떠오른다며 조롱한 좌파 언론의 모순도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많은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수염을 길렀다는 사실은 무시했다”고 했다.         정치를 이기는 외교관은 없다   정권교체로 인한 정책 변경은 일관성이 중요한 외교에 적잖은 부담이자 교란 요인이다. 주기적인 선거로 정권이 바뀌는 한국과 미국에선 불가피한 일이지만, 외교 당국자로선 좌절할만하다. 책에는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직전 이임하는 그레그 대사가 노태우 정부의 김종휘 외교안보수석(1991~93)을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이 소개된다. 김종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1년만 더 같이 일했으면 좋았을텐데. 워싱턴과 서울에서 지금과 똑 같은 사람들이 1년만 더 북한을 상대했으면, 북핵을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실용외교의 측면에서 김영삼보다 노태우를 더 높이 평가한 김종휘의 인식이 잘 드러난다. 그레그 역시 노태우와 부시의 리더십 덕분에 한미 관계가 돈독해졌고, 비록 잠시였지만 남북관계도 꽃피웠다고 평했다. 하지만 정치를 이기는 외교관은 없다.   해리스는 대사의 역할을 정책 입안자가 아닌 집행자로 규정했다. 한국어로 대사(大使)는 ‘큰 메신저’이지 무슨 큰 일을 하는 사람(big doer)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대사들이 무작정 본국 정책이나 훈령에 맹종한 것만은 아니다. 1977년 카터 정부의 주한 미군 철수 방침이 나오자, 리처드 스나이더는 본국 훈령에 맞서는 대신 집행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식으로 저항했다. 이어 윌리엄 글라이스틴은 1979년 방한한 카터 대통령의 리무진에 탑승해 미군 철수를 재고해달라고 30분간 설득했다.     본국과의 온도차를 감지한 건 주미 한국대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홍구(1998~2000)는 김대중 대통령과 그 측근의 대북 협상이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고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 탓에 주미대사인 본인도 소외돼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2000년 미국의 한 모임에서 연설하면서 북한 김정일 정권을 비판했는데, 본국 정부가 이를 탐탁찮게 봤다고 한다.     한승주(2003~05)는 “반미 하면 안됩니까”라는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주미대사를 맡았으니 할 일이 더 많았다. 노무현은 반미주의자가 아니라는 점을 부시 정부에 알리느라 바빴다. ‘안보 불안이 제거되면 북한은 스스로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노무현의 의견을 미국에 이해시키는 건 더 어려웠다. 처음부터 노무현은 북핵보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함으로써 군사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에 더 신경썼다는 게 한승주의 설명이다. 주관을 절제하던 한승주는 노무현의 정책에 대해 “시기상조(premature)”로 규정하며 마지막 문장을 마무리했다. “기껏해야(at best)”라는 다소 가시 돋친 수식어와 함께.       “반미시위에 미 대통령이 사과했어야”   이 책에는 한국인의 반미감정을 바라보는 대사들의 인식이 비중있게 다뤄진다. 몇몇 대사들은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었다. ‘양키 고 홈’ 구호나 대사 인형 화형식에도 익숙해져야 했다. 크게는 박정희의 유신정권, 전두환의 쿠데타와 광주사태를 미국이 승인해줬다는 대중의 반감 탓이 크다고 봤다.   그레그는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배신감을 감지하기도 했다. 마치 1956년 헝가리 봉기 때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은 미국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헝가리인들처럼 말이다.   눈길을 끄는 건 토머스 허버드(2001~04)가 반미감정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던 점을 후회하는 대목이다.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서다. “나의 가장 큰 후회는 부시 대통령이 사건 발생 직후 사과성명을 발표하도록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또 위싱턴의 한국 특파원 중 누군가 백악관 대변인에게 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질문을 하리라고 기대했는데, 아무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사건은 처음엔 월드컵 열기에 밀려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월드컵이 끝나자 뉴스가 퍼졌고, 결국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허버드는 당시 미국을 향한 대중의 반감이 그 해 대선에서 노무현의 당선에 영향을 줬다고 봤다. 촛불시위에 참가하며 사건을 먼저 의제화한 건 이회창이었지만 덕을 본 건 노무현이었다는, 한국인들에게도 가물가물한 기억까지 되살려준다.       외교적 수사, 기억 혼동에 유의해야   읽기 전에 고려할 것들이 있다. 양국 대사들이 집필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걸러 읽어야 하는 건 독자의 몫이다. 특히 상대국 인사의 인물평에 너무 조심한다는 인상을 준다. 한국 정치와 폭넓은 접촉면을 지녔던 미국대사들은 3김(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할 만도 한데, 찾기 어렵다. 스티븐 보스워스(1997~2001)는 햇볕정책에 대한 미국측 우려를 설명하면서 김대중을 ‘영리한 전략가(canny operator)’로 표현했다. 이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 뉘앙스인지는 독자 판단이다. 이에 비해, 노무현과 부시의 공통점이라곤 나이(동갑)와 국제경험의 결핍이었다는 허버드의 냉소는 파격적이다.   집필자들이 많다 보니 글의 분량, 표현력에도 적잖은 차이가 나타난다. 외교현장의 역동성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글이 있는가 하면, 밋밋한 행정문서 같은 글도 있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을 두루뭉실 써놓은 이도 있고, 미공개 사실을 세세히 기록한 이도 있다. 모든 글이 팩트에 충실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팩트를 보여주는 글의 해상도는 저마다 다르다.   주의해 읽어야 할 부분도 있다. 세월이 지나면, 기억은 다르게 적히는 법이다. 그레그는 부시의 입김으로 1992년 중국이 한국을 승인했고, 곧이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성사됐다고 썼다. 실제론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1991년으로 중국의 한국 승인보다 1년 앞선다.     서문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썼다. 그는 “역사의 현장에서 활동한 사람들의 시각에서 두 나라 관계를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발행처인 KEI는 홈페이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 하나인 한미 관계를 다룬 독특한 사례 연구”라고 책을 소개했다. 또 “양국 대사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지난 75년 간 극적인 사건들을 배경으로 외교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EI는 오는 6일 오전 6시(동부시간 오전 9시) 기고자인 크리스토퍼 힐, 토머스 허버드, 캐슬린 스티븐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대사들을 초청해 한미 관계의 전망, 서울에서의 경험 등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행사는 워싱턴DC의 KEI 사무실에서 진행되며, KEI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다.     ---------  「 미주중앙일보는 568쪽의 영문판 『한미의 외교적 기로』를 독자 1인 1부 30명에게 선착순 무료 배포합니다. 신청은 e메일 ([email protected])로만 받습니다. 성함, 주소, 전화번호를 꼭 기재하셔야 합니다. 접수 연락을 받으신 분은 본사(690 Wilshire Pl, LA, CA 90005)에서 책을 수령하십시오. 배송비($20) 부담 조건으로 미국에 한해 우송도 해드립니다.   」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한미외교 양국 대사들 한국 현대사 트럼프 대통령

2024-12-01

내년 주택시장 활기 되찾는다. 내집 마련 좌우할 3대 변수 전망은?

내년 애틀랜타를 포함, 전국적으로 주택거래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택정책 변화에 따라 저소득층의 주거난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부동산 회사 질로가 18일 발표한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전국의 주택 판매는 430만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전망치 400만채와 2023년 410만채보다 증가한 수치다.     주택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모기지 금리.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4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9월 26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0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1월 초에도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불구, 모기지 금리는 오히려 지난주 6.84%까지 올랐다. 질로의 분석가들은 내년에도 모기지 금리가 이처럼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바이어들이 재융자나 새집 장만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았다.     주택 매물 확대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스카일러 올슨 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주택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치열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매물이 나와 바이어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했다.      리맥스 애틀랜타의 크리스틴 존스 브로커는 애틀랜타 비즈니스 크로니클(ABC)에 “내년 주택 시장은 잠재적 구매자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면 오히려 비딩(bidding)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기지 금리가 6% 미만으로 떨어지면 분명히 비딩 전쟁이 생길 것이다. 오래 기다리는 바이어는 더 낮은 모기지 금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집값이 오르거나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택정책도 큰 변수다. 트럼프 정부의 주택정책 변화가 저소득층의 주택난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주택 지원 예산을 삭감할 경우 저소득층의 주거난 완화를 위한 자금 지원도 끊기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시절 HUD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저소득층 지원 주택의 렌트비 인상, 입주자격에 근로 요건 추가 등을 추진했으나 의회의 저항에 막혀 무산됐었다.     비영리단체인 경제정의프로그램(AEJP)의 폴루크 넌  관계자는 애틀랜타저널(AJC)에 “앞으로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비관적일 필요는 없지만 일부 지원을 잃을 것만은 확실하다”고 걱정했다. 또 다이엔 옌텔 전국저소득층주택연합(NILHC) 대표는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많은 극단적인 정책을 성공적으로 물리쳤으며, 우린 다시 준비되어 있다”고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안드레 디킨스 애틀랜타 시장도 HUD 예산 삭감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니 잉글리시 수석 고문에 따르면 애틀랜타 시는 HUD로 받은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노숙자 문제 해결, 주택 소유 및 저렴한 주택 건설 촉진, 저소득 가구 바우처 제공 등에 사용해왔다. 애틀랜타 주택 당국은 2000여채의 공공주택을 감독하고, 1만9000여채의 바우처 주택을 관리하는 등 저소득층 주택난 완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잉글리시 고문은 “우리가 제공하는 바우처 양 등 전반적인 자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윤지아 기자애틀랜타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2024-11-26

[중국읽기] ‘화웨이 악연’

‘뭐야 이 친구, 왜 아직 여기에 있어?’ 제2기 집권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 정책을 설계하는 자리에서 이 말을 할지도 모른다. 화웨이(華爲)를 두고 하는 얘기다.   지난 임기 내내 거세게 몰아붙였다. 첨단 반도체 공급을 끊었고, 시장에서 몰아냈다. 우방에 압력을 가해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끊도록 했다.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를 캐나다에 억류시키기도 했다. 그런 화웨이가 아직도 살아있다니…. 화낼 만도 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작년 시판된 5G 스마트폰 ‘메이트 60’은 이를 상징한다. 여기에 쓰인 7나노 반도체에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근에는 2번 접는 폴더블폰을 선보여 또다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제재를 뚫고 거둔 ‘쾌거’에 중국인들은 환호했고, 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을 밀어내고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화웨이는 이번 주 한 방 더 터트릴 심산이다. 후속작 ‘메이트 70’을 발표한다. 그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운영체제는 ‘훙멍(하모니OS)5’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은 아예 구동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 시스템과는 완전 결별하겠다는 선언이다.   훙멍OS를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는 약 10억 대에 달한다는 게 화웨이의 주장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공장, 자동차, 가전 등의 스마트 기기로 확대되고 있다. 뒤에 국가가 있다. 중국 정부는 훙멍OS 소스를 기부받아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기술 자립의 중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화웨이에 새로운 임무가 하나 떨어졌으니, ‘반도체 서플라이체인 구축’이 그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설계에서 생산, 포장 등에 이르는 자체 공급망 구축의 핵심에 화웨이를 뒀다. 정부가 돈을 투자하고 관련 기업, 연구소(대학) 등을 대거 참여시킨다. 자력갱생의 상징 화웨이를 주저앉히지 않고는 기술 패권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됐다. 트럼프가 화웨이를 다시 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트럼프가 첫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전자 발찌를 찬 채 캐나다에 억류됐던 멍완저우는 최근 그룹 순회 회장에 올랐다. 내년 3월 말까지 맡는다. 그는 워싱턴에서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장면을 선전 집 소파에 앉아 TV로 지켜보게 된다. 악연이다. 트럼프 2기 미·중 기술 패권 공세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우덕 /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화웨이 상징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 트럼프 대통령

2024-11-25

[고베펄 프리미엄] 풍수보석화와 트럼프의 공통점…모두 '이것' 활용

풍수지리는 동양 철학의 뿌리를 이루는 사상으로, 공간과 환경의 에너지를 분석하여 인간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데 중점을 두는 사상이다. 이러한 고대의 지혜가 현대에 들어와 부동산 개발과 예술의 새로운 장르에서 혁신적인 방식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1980년대 부동산 사업에서 풍수지리의 원리를 적극 활용해 억만장자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당시 아시아의 부호들이 부동산을 선택할 때 풍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를 사업 전략에 반영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풍수를 믿을 필요는 없지만, 돈을 벌어다 준다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밝히며, 건물의 위치와 방향 설계 등에 풍수 원리를 적용해 부동산의 가치를 극대화하였다. 이러한 그의 성공 사례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한편, 동양 철학과 현대 미술이 융합되어 탄생한 세계 최초의 풍수보석화가 예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공간의 기운을 북돋고 재물운 등 복을 불러오는 역할을 하며, 현대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풍수보석화는 집안은 물론, 상업용 공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 사례와 풍수보석화는 모두 풍수지리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공통적인 점에서 경제적 성공과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갈 중요한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풍수보석화 판매처는 코리아타운 플라자 3층에 위치한 고베펄 프리미엄 매장에 위치한다.     ▶문의: (808)221-7979   ▶주소: 928 S. Western Ave, #305, Los Angeles고베펄 프리미엄 풍수보석화 트럼프 풍수보석화 판매처 트럼프 대통령 동양 철학과

2024-11-19

[커뮤니티 액션] ‘트럼프 2.0’이 두려운 까닭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민권센터가 소속된 전국 한인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는 시카고에서 연차 이사회를 열었다. 그리고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 2020년까지 재임 동안 한인사회를 비롯해 이민자 커뮤니티가 맞이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트럼프 2.0’을 대비하자고 결의했다. 물론 해리스의 대통령 당선을 대비한 논의도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에 비해서는 이민자 커뮤니티가 겪을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2016~2020년 ‘트럼프 1.0’ 시대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이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DACA를 완전히 폐지하려고 했으나 다행히 실패했다. 하지만 결국 잇따르는 소송으로 신규 신청 접수가 중단되고 현재는 갱신만 가능한 가운데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무관용’ 추방 원칙에 따라 수많은 이민자 가정들이 생이별을 겪었다. 영주권 신청 때 복지 혜택 수혜 여부를 심사하는 ‘공적 부조’ 규정을 확대해 수많은 이민자가 공공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민단속국의 서류미비자 체포와 추방이 강화돼 커뮤니티는 두려움에 떨었다. 난민 지위 허가가 현격히 줄었고, 트럼프 행정부는 가족이민 축소도 시도했다.   NAKASEC은 2016년 당시 24/7 핫라인을 설치하고 한인과 이민자들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 여러 한인이 “가족이 체포됐는데 어느 수용소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부모님이 체포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등 긴박한 전화를 했다. NAKASEC은 영사관들의 협조를 얻어 소재를 파악하고, 무료 법률 지원을 알선하는 등 최대한 도왔다. 이어 이민자 권리 설명회를 곳곳에서 개최하고 휴대전화 앱을 만들어서 배포했다. DACA를 지키기 위한 22일 연속 집회를 열고, 2018년 서류미비 청년 합법화 캠페인 등 권익 활동도 펼쳤다.   2016년에도 숨가쁜 대처를 했는데 ‘트럼프 2.0’을 맞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DACA 폐지로 청년들이 추방 위협에 놓일 뿐만 아니라 군대까지 동원해 모든 서류미비자를 추방하겠다는 공약이 이행되면 커뮤니티는 쑥밭이 된다. 가족이민 축소가 다시 시도되고, 반아시안 정책이 강화되면서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할 것이다.   결국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커뮤니티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트럼프 2.0’이 더 두려운 까닭은 2016년에 비해 트럼프와 반이민자 세력이 훨씬 더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민자 권익 단체들도 더 열심히 대비해야 한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되면 서류미비자 합법화 등 포괄적 이민법 개혁 공약이 지켜질 수 있도록 촉구하는 ‘커뮤니티 권익 확대’가 초점이 될 것이다. NAKASEC은 2000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함께 당장 1100만 서류미비자 합법화를 위한 ‘모두에게 시민권을’ 100일 캠페인을 시작했다. 결국 합법화가 이뤄지지 못한 채 4년이 흘렀지만 앞으로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올해 대선은 이민자 커뮤니티에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큰 변화를 몰고 온다.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대통령을 결정한다는 마음으로 투표해야 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트럼프 까닭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당선 트럼프 행정부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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